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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리의 일상다반사/사고뭉치 한라봉

반려묘, 반려견 분양, 이제 사지말고 입양 받으세요 / 애견샵,펫샵의 비인간적인 분양

by 쿠쿠리아가씨 2015. 11. 25.


쿠쿠리입니다. 오늘도 비가 주룩주룩 ~ 언제쯤 비는 그칠런지 

내일부터는 맑은 날씨가 계속될거라고 하니까 믿어봅시다.

하지만 날씨가 많이 추워진대요. 따뜻한 코트 준비해놓으시길!


오늘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얼마전에 쿠쿠리 블로그에 어떤분이 댓글을 남겨주셨어요.

라봉이를 처음 데려왔을 때 쿠쿠리는 애견샵에서 라봉이를 분양 받아왔어요.

당연히 강아지는 애견샵에서 분양받는 거라고 생각했고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 처럼 생각하실꺼에요.


하지만


라봉이를 키우면서 애견샵, 펫샵에서 분양되는 아이들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태어났고 또 그 아이들을 탄생시키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번식견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알게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내사랑바둑이 카페]



이 녀석은 2014년 6월 번식견이었다가 번식견으로써의 기능을 하지 못하자

버려져 식용으로 경매장에서 판매되던 중 구조 된 상순이라는 아이입니다.

발견당시 상순이는 몸속에 30~40개의 종양을, 그리고 몸 밖으로 튀어나온 종양만 6개

그 많은 종양들을 달고 있었으니 더이상 번식을 할 수 없었을테고 

마지막으로 식용으로 생을 마감할뻔 했다가 극적으로 구조되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해 12월, 상순이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 새 삶을 시작한지 

불과 몇개월 만에 별이되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쿠쿠리가 키우고 있는 반려견 라봉이, 처음 데려왔을 때 3개월이 갓 지난 어린 강아지였습니다.

아마 우리 라봉이에게도 상순이와 같은 엄마가 있었겠죠?

번식장에서 발정유도제를 맞아가며 일년에 많게는 3~4번씩 새끼를 낳아야만 살 수 있는 그런 엄마가 있었을겁니다.


라봉이를 데려올 당시 애견샵에서는 3개월이 지난 라봉이가 골칫덩어리 였습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3개월이 지난 강아지들이 애견샵에서 분양되고는 했었어요.

하지만 최근엔 3개월 넘은 강아지들은 찬밥신세입니다.

새끼일수록 더 귀여운 강아지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애견샵에서는 2개월령의 아기 강아지들을 분양하더라구요.

그래서 3개월이 지난 커버린 라봉이를 누구도 데려가지 않았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분양되고 있었어요.


하지만 3개월된 강아지도 결국은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한 아가일뿐인데

사람의 이기심이나 호기심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한번 더 하게 됩니다. 저 스스로 한 일인데 말이죠.





강아지들은 엄마 뱃속에서 2개월을 보내고 세상밖으로 나옵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 작은 생명에게는 적어도 생후 60일 이상 엄마의 젖이 필요합니다. 

엄마의 젖을 먹으면서 스스로 면역력을 생성하고 자라야만 건강하게 자랄 수 있죠.

하지만 새끼강아지가 가장 이쁜 생후 45일, 아직 엄마의 품에 있어야 할 어린 강아지들이 

이기적인 사람들 때문에 경매장으로 내몰립니다. 


더 이쁘고 더 작은 순서대로 가격이 매겨져 전국의 애견샵으로 보내집니다.

엄마의 품에 안겨 잠이 들어야 할 아이들이 애견샵의 케이지 속에 갖혀 사람들에게 구경을 당하고 

몸무게를 불리지 않기 위해 정말 최소한의 사료만 먹어가며 새로운 주인을 기다립니다.

우리 라봉이도 그렇게 애견샵에서 한달을 넘게 지내다가 쿠쿠리네 집으로 오게 된 것이죠.


키우고 있는 혹은 애견샵에서 데려오려고 하는 반려견을 가만히 바라보세요.

이 강아지가 어미의 품에서 떨어져 경매장으로 내몰리던 그 순간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이 강아지의 어미는 신고조차 되지 않은 번식장 케이지 속에서 

강제로 임신하고 출산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세요.



과연 우리는 올바르게 반려견을 입양했나요?



생후 45일 가장 이쁠 시기를 보낼 어린 강아지들이 경매장으로 내몰리면 

그 새끼를 낳은 어미개들은 어떻게 될까요?






새끼를 낳는 공장같은 번식장에 홀로 남게 됩니다.

그리고 몸을 추스릴 시간도 없이 발정촉진제를 맞아가며 다음 임신을 준비합니다.

또 다시 빼앗길 새끼인 줄 알면서도 이기적인 인간에 의해 새끼를 가지고 

또 한번 새끼를 낳고 또 빼앗기고 그렇게 5~6년을 반복적인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배설물을 쉽게 처리하기 위해 바닥이 아닌 철망 위에서 발바닥이 짓무르고 발톱이 살을 파고들어도 

오로지 새끼를 낳기위해 작은 케이지 안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개는 많아도 1년에 2번까지 임신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번식장의 번식견들은 일년에 많게는 서너번 반복해서 임신과 출산의 사이클을 돌아야 합니다. 

그런 참혹한 과정으로 세상밖으로 나온 이쁜 강아지들이 바로 

애견샵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새끼강아지 인 것이죠.


대부분의 애견샵에서 분양되는 새끼강아지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거북한 표현이지만 '생산' 된다고 합니다. 

생산이라는 표현외에는 달리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번식견들은 산책을 나갈수도 없고 배가 고파도 밥을 먹을 수 없습니다.

그저 주는대로 먹고 번식을 하라면 하고 새끼를 낳으라면 낳아야 합니다. 

새끼를 낳을수 없는 몸이 되면 안락사 당하거나 식용으로 경매장에 끌려가 팔리게 되죠.


이것이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인간의 잔인한 행태입니다.

전국적으로 신고된 번식장은 130여 곳 

하지만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번식장은 3000~4000여개가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건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강아지들이 어미에게 제대로 면역력을 물려받지 못해

병에 걸려 무지개 다리는 건너는 경우가 정말 정말 많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라봉이를 키우기 전 2008년, 지금은 사정상 다른 집으로 입양을 보냈지만 

당시 3개월령의 화이트 푸들을 한마리 애견샵에서 데려와 신랑네 집에서 키우고 있었습니다. 결혼전이었죠.

데려온지 2주도 안되었던 시점, 갑자기 기침을 하고 누런 콧물을 쏟아내며 밥조차 먹지 못했던 강아지


동물병원에 데려갔더니 데려온지 한달이 안되었으니 다시 애견샵에 돌려주고 

새로운 강아지로 바꿔오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정말 황당하고도 어이없는 답변이었죠.

모든 동물병원의 의사들이 그러지는 않겠지만 애견샵에서 분양 받았다는 말에 그 병원에서는

" 어차피 죽을꺼에요. 마음고생 하지말고 가서 다른 강아지로 바꿔와요. "

강아지는 물건이 아닌데 불량품을 교환하든 다른 강아지로 바꿔온다는게... 참... 

화가난 신랑과 저는 병원의 도움은 못받겠다 싶어 뭐라도 먹어야 이 강아지가 살 것 같았습니다.

대학생이라 돈도 많지 않았던 그 때 마트로 달려가 우리도 없어서 못먹었던 한우를 사와 국을 끓였습니다.

소고기를 우려낸 국물에 고기를 잘게 찢고 사료를 불려줬더니 아기 강아지는 밥을 먹기 시작했고 

어차피 죽을테니 가서 교환하라고 했었던 그 강아지는 병을 이겨내고 무럭무럭 잘 자랐습니다.


그때 그 강아지는 아주 운좋게 병을 이겨냈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새끼 때 적응하지 못하고 

병을 얻어서 죽어가는 강아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현재 쿠쿠리가 키우고 있는 라봉이는 어릴적 다른 질병은 없었지만 

애견샵에서 3개월이 넘은 라봉이를 분양시키려고 사료를 거의 안줬었나봐요.

처음 데려왔을 때 몸무게가 600그램이었나... 3개월 강아지 치고는 말도 안되는 적은 무게였습니다.

실제로 지금 라봉이 체고를 보면 토이푸들이 아닌 미니어쳐푸들 같아 보이는데

처음 분양받을 때는 토이푸들이라고 3개월인데 이렇게나 작다고 애견샵에서는 뭐 거짓말을 한거죠.

집에 데려와 밥을 줘보니 애견샵에서 주라는 것 보다 더 많은 양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못먹었던 걸 한꺼번에 먹어치우려 하는건지 허겁지겁 주는 족족 먹는겁니다.

결국 자율급식을 할 수 밖에 없어요. 이틀을 배가 터질만큼 먹더니 셋째날부터 식탐을 교정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밥을 너무 안먹어서 탈이지만.. 어쨌든 다양한 방향으로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는건 사실입니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15~20년을 우리와 함께 할 반려견

우리가 계속 애견샵에서 반려견을 분양 받는다면 지금도 비인간적인 번식을 자행하고 있는 번식장들의

배만 불리고 그 번식장이 계속 운영될 수 있는 명분을 주는 게 아닐까요?


쿠쿠리도 미리 알아보지 못하고 라봉이를 애견샵에서 데려온걸 많이 후회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라도 그러지 않는게 더 중요하고, 더 많은 사람이 이 사실을 알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반려견을 가족으로 입양하시려면 되도록이면 가정견을 입양해주세요.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어미의 품에서 자란 건강한 아가들을 입양하세요.

그리고 버려진 아이들, 유기견을 입양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쿠쿠리네는 나중에 봉봉이를 낳고 봉봉이가 크면 유기견센터에서 라봉이 동생을 데려올까 생각중이에요.

애견샵의 이쁜 강아지들, 지금 당장은 이뻐서 데려오고 싶겠지만 

한번 더 생각해보자구요. 이 아이를 데려오면 지옥같은 번식과정이 끝나는게 아니라 

그 빈 케이지를 채우기 위해 또 다시 번식견이 아기를 낳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죠.


+


라봉아, 엄마가 잘 몰라서 너를 애견샵에서 데려왔지만 

너의 엄마가 겪었을 고통만큼, 그리고 진짜 엄마에게서 떨어지면서 겪었을 너의 슬픔만큼

우리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안 그 이상으로 많이 사랑해주고 아껴줄께.

엄마가 잘 몰라서 미안해. 오래오래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자♥


+


번식견과 관련된 영상을 보고자 하시는 분은 

http://www.ebs.co.kr/tv/show?prodId=352&lectId=10289804

이 주소로 들어가셔서 EBS 영상을 참고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