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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리의 육아 이야기/출산 그리고 육아 정보

너무 추웠지만 특별했던 36주차 임산부의 경주산림환경연구원에서의 셀프만삭촬영

by 쿠쿠리아가씨 2016. 1. 11.

아 ~~~~~~~~~~~~~ 오늘도 어김없이 월요일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다들 지옥과도 같은 월요일 잘 보내고 계신가요?

쿠쿠리는 출산휴가 중이라 월요일의 고통을 이제는 겪지 않아도 된다는 ㅋㅋㅋㅋ 행복한 이야기 

하지만 내일 봉봉이가 돌아누웠는지 확인하러 가는 날이라 엄청 초조해요.


지난주 블로그 메뉴에 쿠쿠리의 셀프만삭촬영 준비기가 소개되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는데요.

오늘은 그때 촬영했던 사진들 한번 풀어보려구요!


쿠쿠리는 일단 경주에 있는 산림환경연구원이라는 장소에서 촬영을 했어요.

저는 부산사람이라 몰랐는데 경주에서는 야외웨딩촬영 장소로 굉장히 많이 활용되는 곳이더라구요.

부산에서는 이쁜 배경이 될만한 특별한 산림연구원이나 수목원이 없더라구요 ㅠ ㅠ

갈대밭도 이쁘긴 한데 갈대밭은 너무 추워보일 것 같고 고민고민 끝에 경주산림연구원으로 출발!

크리스마스 당일 오후에 출발했는데 국도를 타고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차가 밀리지 않았어요.

국도를 타고가면 고속도로로 진입하지 않아도 되서 교통체증 없이 생각보다 빨리 도착할 수 있어요.

쿠쿠리네는 덕천동에서 출발해서 1시간 30분? 정도만에 도착한 것 같아요.

연휴에 그정도면 가까운거죠 뭐 ~





만들어놓은 소품들을 큰 가방이 없어서 코스트코 보냉가방에 바리바리 싸들고 ㅋㅋㅋㅋㅋㅋㅋ

저꼴을 해서 이 추운 겨울날 경주에 도착했습니다.

부산은 포근해서 우왕 오늘 날씨도 좋다! 했는데 제가 경주를 무시했네요.

경북의 힘은 강했습니다. 정말 추웠어요. 부산이 정말 따뜻한 도시였던거죠. 


일단 도착했는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는거에요.

셀프만삭촬영을 해야하고 촬영장소에 도착을 했는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1. 일단 처음 촬영할 장소를 찾는다. 겨울이니까 따뜻해보이는 곳으로





그래서 이런 각설이 같은 차림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주산림환경연구원을 배회했습니다.

좋은 장소를 찾을 때 까지 나는 걷고 또 걷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사진을 보니 진짜 각설이 같이 나왔네요.

너무 추워서 가디건 입고 그 위에 저 판쵸까지 덮고 가방은 매야하고 꽃은 추워서 들기가 귀찮고

가방에 대충 꽃다발 꽂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리에 쓰려고 가져온 화관은 돌아가던지 말던지 일단 장소를 찾았어요.


그래서 찾은곳이 유일하게 잔디가 초록초록하게 남아있고 사계절 푸른 소나무가 있는 곳!

뒷 배경만 보면 한겨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만한 장소를 찾느라 시간이 좀 걸렸는데 

제가 촬영한 곳은 산림환경연구원 주차장이 있는 쪽 말고 그 반대편 길 건너 오시면 

통나무로 집이 몇채 지어져있는데요 그 바로 옆 숲길이었어요. 혹시나 찾아가실분들은 참고하시길...

장소를 선택했다면 이제 무엇을 해야하나!


2. 일단 인물사진부터 찍습니다. 체력이 떨어지면 표정도 몸도 마음도 지쳐서 귀찮아집니다.





그래서 건진 사진이 바로 이 사진!

일단 처음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 굉장히 의욕이 넘칩니다. 

하지만 소품은 엄청 많고 찍어야 할 컨셉은 많고 머리속이 엉망진창이 되서 아무런 생각이 안들어요.

아..... 어떻게 찍으려고 했었지? 멘탈이 가루가 되기 딱 좋죠 ㅋㅋㅋㅋㅋ 그럴땐 일단 인물사진부터 찍는겁니다. 


가져간 옷들을 챙겨입고 배경을 뒤로 두고 서서 일단 그냥 막 찍는겁니다.

셀프로 찍으니까 신랑이 찍어주겠죠? 아무런 소품을 들지 않고 마구마구 찍습니다.

100장찍어 그중에 한두장이라도 건지면 다행이다 하는 마음으로 그냥 배도 잡고 웃어보기도 하고 ~

이쪽으로도 돌아보고 저쪽으로도 돌아보고, 중요한 한가지는 햇빛이 드는 장소에서 찍으시는게 좋다는겁니다.

그래야 사진을 나중에 후보정해도 이쁘게 나오더라구요.





그렇게 마구잡이로 한장만 걸려라 하고 찍어서 건져낸게 바로 이 사진

제 기준으로 저의 인생사진이 아닌가... 웨딩촬영보다 더 소녀소녀하고 이쁘게 나와서

가보로 물려줘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이쁘게 나왔어요 ㅠㅠㅠ 이쁜사진 찍어준 우리 신랑에게 감사의 말씀을 


화관을 쓴건 정말 신의 한수죠? 친구가 이 사진보고 제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숲속의 요정같ㄷ.....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니스프리 광고같다고 극찬을 해줬다죠 

이게 다 햇빛과 화관과 마구잡이 촬영의 결과물입니다. 일단 모를때는 걍 찍어요. 막 찍어 

배경이 짤리든 말든 걍 찍어봐요. 우리는 촬영 전문가가 아니잖아요? 구도 그런거 모르잖아요?

밑에서도 찍어보고 위에서도 찍어보고 신랑이 마치 프로 작가로 빙의해서 마구마구 찍습니다.

겨울에 촬영하니까 좋은 점은 너무 추워서 여기 사람이 많이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랑과 둘 밖에 없으니 부끄러울 것도 없고 ~ 주저할 필요도 없고 한껏 이쁜척 해봅니다. 


개인 독사진을 다 찍고 뭔가 건질만한 사진이 찍혔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이때부터는 약간의 자신감이 솟구칩니다. 


3. 이제 신랑을 소환해서 타이머를 켜놓고 함께 촬영을 합니다.


신랑과 함께 처음부터 찍지 않는 이유는 웨딩촬영때도 입가에 경련이 일정도로 어색하게 웃던 사람이었기 때문이죠.

저 혼자 촬영하면서 신랑의 긴장을 풀어주고 서로 웃고 이야기하면서 긴장을 좀 풀어준 뒤에 함께 찍었어요.





그래서 건진게 바로 이사진 

쿠쿠리가 예전에 웨딩촬영 후기 남겼던거 보신 분들은 아실껍니다. 

우리 신랑이 카메라 앞에서 얼마나 어색하고 자본주의 가득한 상업적 미소를 짓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진은 정말 자연스럽게 잘 나왔어요. 

그리고 이제는 적절한 소품을 들고 촬영 할 수 있는 여유도 생깁니다.

조금씩 촬영에 적응하다보면 이제 가져온 소품들이 머리속에 생각이 나거든요.


4. 그럼 이제 소품을 들고 촬영을 시작합니다.






제가 직접 만든 배냇저고리와 신발 손싸개를 가져가서 마끈에 매달아 놓고 촬영했어요.

소품은 많이 챙기면 챙길수록 좋아요.

그리고 소품사진은 일단 그냥 닥치는대로 찍으세요.

이미 임산부 혼자 찍는 촬영과 신랑과 찍을 사진을 마쳐놓은 상태기 때문에 마음이 한결 가벼운 상태잖아요?

우리에겐 여유가 있잖아요? 그냥 가져온 소품들 이것저것 다해서 마구잡이로 찍어보세요.





역시나 쿠쿠리가 직접 만든 우리 봉봉이의 애착 양인형!

애착인형 구매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던데 쿠쿠리는 엄마가 직접 만든 인형을 강제로 애착인형화 ㅋㅋㅋㅋㅋㅋ

봉봉이가 가지고 놀아줄지는 모르겠지만 태어나면 꼭 우리 아가 품에 안겨줄꺼에요!





한글자 한글자 잘라서 코팅지에 붙였던 소품도 잔디밭을 배경으로 찍어보고 ~

실내에서 촬영했던거랑 많이 다르죠?





필요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일단 잘라갔던 오리와 젖병도 ㅋㅋㅋㅋ 배냇저고리 옆으로 달아주니 

뭔가 느낌있쥬? 괜찮쥬? 





한글자한글자 뚫어서 만들었던 똥종이 소품도 태양을 하트에 넣는 방식으로 활용!

위에서도 말했지만 걍 마구잡이로 찍으세요. 


5. 모든 촬영을 끝냈다면 미련없이 돌아섭니다.


제 경험상 뭔가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몸이 피곤해지고 사진찍는게 귀찮아지는 그 순간 이후의 사진들은

솔직히 거의 건질게 없더라구요. 잔디밭에서 촬영하고 장소를 옮겨서 한번 더 촬영했었는데

거기서는 진짜 몇장 건진 사진이 없어요. 





하지만! 전신으로 건질 사진이 없다고 해서 사진을 버리긴 아쉽죠.


6. 전신이나 의도한 대로 나오지 않은 사진은 배 부분만 잘라서 느낌있게 활용한다. 


사실 바로 위 사진은 얼굴표정도 안좋고 포즈도 별로라 버릴만한 사진이었는데

배 부분만 잘라놓고보니 그럴싸한 만삭사진이 되었어요.

이렇게 마구잡이로 찍다보면 ㅋㅋㅋㅋㅋ 한장은 얻어걸리게 되어 있다는 


총 촬영시간 1시간 30분 

너무너무 추웠고 턱이 덜덜 떨릴 정도였지만 꽤 많고 이쁜 사진을 건질 수 있었어요.

저 속에 입은 원피스 심지어 반팔 여름원피스... 여러분 임산부의 몸은 소중합니다.

가기전에 따뜻한 음료도 챙겨가세요. 핫팩도 챙기세요 저는 안챙겨가서 너무추웠어요 ㅋㅋㅋㅋ

다행히 감기는 안걸렸지만... 근데 한가지 패딩은 안챙겨가는게 차라리 나았던 것 같아요.

패딩 있었으면 추위의 유혹에 넘어가서 입었다 벗었다 하면서 이쁜 사진 못건졌을듯...

왜냐구요? 2차로 다대포에 촬영갈 때 패딩가져갔는데 가진을 몇장 못건졌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튼!!!!! 쿠쿠리의 셀프만삭촬영 1탄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습니다.

물론 사진은 촬영이 끝이 아니라 보정이 중요하죠. 

후보정으로 색감도 조금 변화를 주니까 훨씬 그럴싸한 만삭사진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봉봉이가 나오면 엄마랑 아빠랑 직접 이런걸 찍으러 갔었다 ~ 하면서 아이와 함께 다시 그 장소를 가보고 

또 엄마랑 아빠가 니 생각을 하면서 이런 소품도 만들었었다 이야기 해줄 수 있는 거리가 생긴 것 같아서 

그냥 스튜디오에서 찍는 촬영보다 굉장히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1탄은 여기까지구요! 다대포에서 진행된 2차 촬영 후기는 몇일 뒤에 다시 찾아올께요!!

다들 월요병 이겨내시고 오늘도 알찬 하루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