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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리의 육아 이야기/보민이 엄마의 육아일기

+10일째, 봉봉이의 첫 선택, 이름 정하기

by 쿠쿠리아가씨 2016. 3. 9.


출산10일째, 1월 20일


매일 족욕이랑 마사지를 받아서 그런지 붓기는 많이 빠지고 있다. 

하지만 몸무게는 이제 겨우 5kg 정도 밖에 빠지지 않았다.. 임신하고 찐 살이라도 다 빠져야 할텐데


퇴원하고 나름 밤잠을 잘 자던 봉봉이가 새벽에 안자고 보채기 시작했다.

이러다 밤낮 바뀌는거 아닐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새벽 내내 잠도 안자고 보채는 바람에 한숨도 못잤다. 

잠을 못자니 너무 예민하고 짜증이 난 상태가 지속되었다. 

아... 정말 산후 우울증이 왜 오는지 알 것도 같다. 그냥 다 놓고 도망가고싶었다.

아침에 출근하시는 이모님이 구세주 같이 느껴진다. 


유축량은 양쪽 합해 70~80 정도가 되었다. 보민이가 한번 먹을 정도는 충분한 것 같다.

이제 분유를 먹이지 않아도 유축한 모유만으로 수유가 가능해졌다.

분유 먹이면 트름도 꼭 시켜야 하고 토하는 경우도 있어서 모유만 먹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하지만 3시간 마다 유축을 하려니 이게 보통일이 아니다. 

새벽에 너무 피곤하고 보채는 봉봉이 달래랴 유축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난 정말 죽을 것 같은데 할머니한테 말하니 이만하면 잘 자는거란다.

나는 어릴 때 더했다며 ... 도대체 나는 얼마나 심했던걸까?

육아를 시작하니 세삼 할머니의 대단함이 느껴진다.

할머니의 딸,아들 다섯을 다 키우고 나와 내 동생까지 직접 키우셨는데 얼마나 힘드셨을까?

할머니한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루에 수십번도 더 하는 것 같다.


생후10일째까지 이름을 못정해서 태명으로 불리던 우리 봉봉이

나랑 오빠가 정했던 이름은 '김겨울'이었다.

겨울에 태어나기도 했고 겨울이라는 이름이 발음하기도 좋고 다른 사람들한테 자기 소개를 할 때

기억에 쏙 남을 것 같아서 그렇게 지어주고 싶었는데 친정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다.

철학관에서 원하지도 않는데 이름을 받아와서는 그 이름으로 정하라고 ....

도저히 아빠가 받아온 이름은 마음에 안들어서 겨울이라는 이름과 

그나마 신랑이랑 고민해서 생각해낸 무난한 보민이라는 이름을 놓고 고민하다가!

봉봉이에게 인생 첫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봉봉이의 선택으로 이름을 정하기로 했다.

종이에 김겨울과 김보민을 적어놓고 양손에 쥐어주고는 더 오래 잡고 있는 이름으로 확정하기로 했다. 

도저히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엄마 아빠 대신에 봉봉이가 직접 자기의 인생 첫 선택을 하기로 한거다. 

뭐 나름 자신의 인생을 직접 개척해나가는 진취적인 아이가 되라는 의미도 있었달까 ㅋㅋ





결과는 '김보민'으로 결정!

우리 봉봉이가 직접 선택한 이름이라 더이상의 미련도 후회도 없다!

나중에 내 이름은 왜 보민이에요? 라고 물어보면 니가 직접 고른거야 ~ 라고 하며 

이 영상을 보여줄 수 있겠지? 이것 또한 추억이 될것이다. 


보민아 ~ 니가 니 이름을 직접 선택했듯이 앞으로의 인생도 스스로 개척해나가며 씩씩하게 자라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