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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리의 육아 이야기/보민이 엄마의 육아일기

+40일째, 엄마로써의 삶을 선택한다는 것

by 쿠쿠리아가씨 2016. 5. 19.


생후40일째, 


보민이 태어나고 맞는 나의 첫 생일이다.

생일이 지나고 보민이를 임신했으니 어쨌든 보민이가 우리와 함께한 이후로 처음 맞는 생일이다. 

오빠가 생일이라고 케이크도 사다주고 서프라이즈로 꽃도 선물해줬다. 




부바르디아, 나는 당신의 포로가 되겠습니다. 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보민이를 낳고 우스겟 소리로 본인은 욕받이라는 말을 늘 달고사는 신랑 이제는 스스로 포로를 자청하다니

여보, 말 안듣는 포로는 사살인거 알지?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주길 바랄께 ㅋㅋㅋㅋ


보민이를 낳고 처음으로 오빠에게 보민이를 맡기고 생일맞이 외출도 했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자유부인의 시간이랄까. 

근데 참 신기하다. 

보민이와 함께 집에 있을땐 진짜 몇시간 만이라도 나가서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막상 나가서 보민이 맘마먹을 시간을 체크하고 있는 내모습이 굉장히 낯설었다.

조금 서글프기도 했지만 내가 진짜 엄마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민이가 태어나고 여자로써의 삶, 그리고 직장을 가지고 살아가던 나 자신의 삶을 잠시 미뤄둔다는 것 때문에 

사실 처음엔 조금 힘들었다. 마지막 출근을 하던 날 홀가분 하기도 했지만 왠지 내 인생이 끝난 기분이었다. 

월요일이 오는게 싫고 금요일을 기다리게 되는 평범한 일상들, 

그리고 신랑과 다정하게 저녁을 차려먹고 주말엔 영화도 보고 나들이도 나가는 여유로움들 

출산 후 한달즈음 까지는 그 모든것들을 포기해야 할 만큼 내가 아이를 가지고 싶었었나 하는 후회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그래도 행복하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커가는 보민이의 모습을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으니까. 

내일은 또 얼마나 더 클까,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첫 뒤집기는 언제쯤 할까, 걸음마는 언제 할 수 있을까 

이런 기다림들이 평범하기만 하던 내 삶에 활력이 되고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으니까.

물론 힘든 순간들이 닥치면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고개를 든다. 

진짜 시시때때로 울고싶은 마음이 생기지만 그래도 괜찮다. 

힘들지만 내일 눈을 뜨면 한뼘 더 자라서 나를 웃게해줄 보민이가 있으니까. 

그리고 보민이를 통해 우리 가족이 조금 더 단단해졌으니까.  



오늘은 내 생일이기도 하지만 우리 보민이가 태어난지 40일째 되는날이다.

태어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우리 아기가 세상으로 나온지 40일이나 지났다. 

평범하고 평화로웠던 내 일상들을 포기했지만 엄마로써의 삶을 선택했기에 나는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 

사랑하는 우리 딸, 엄마딸로 태어나줘서 너무나 고마워.

니가 아니면 알지 못했을 이 소중한 감정들을 선물해줘서 엄마는 너에게 참 감사하단다.

완벽한 엄마가 된다는 장담은 못하지만 늘 포근한 엄마가 되어줄께. 

보민아,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많이 사랑해.



수유시간 

총6회 / 평균수유시간 회당 22분

이날 왜이렇게 수유를 작게했지? 내가 기록을 빠트렸나? 


기저귀 교환 횟수 총 8회 - 소변7회 대변1회

1일 1똥으로 아주 순탄하게 잘싸고 있다. 장에 있던 가스도 거의 다 빠졌는지 방귀뀌는 횟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