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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리의 일상다반사/사고뭉치 한라봉

마당에서 2주된 새끼고양이를 구출했어요 / 2주 아깽이, 새끼고양이 키우는 법

by 쿠쿠리아가씨 2015. 11. 17.


쿠쿠리입니다! 

이틀째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네요.

이번 비가 내리고 나면 날씨가 확 추워진다고 하는데 ㅠㅠ 

쿠쿠리는 또 감기에 걸려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원래도 감기에 잘 걸리는데 임산부라 면역이 약해졌는지.. 비타민을 아무리 먹어도 소용이 없다는...


그건 그렇고! 오늘은 갑자기 뭔 고양이야? 하시겠지만....

시간을 거슬러 9월 27일 추석 당일, 쿠쿠리네 집에 새로운 식구들이 찾아왔습니다.

다름아닌 길고양이 새끼들이었는데요.

추석날 시댁에 들러서 제사를 지내고 집으로 올라와서 조금 쉬고 친정으로 가려고 했었죠.

잠깐 쉬는 동안 라봉이를 마당에 풀어놓고 마당에서 놀아주고 있었는데 

라봉이가 계속 마당 한구석으로 가서 냄새를 맡는겁니다. 

대체 뭐가 있길래 그러나 싶어서 봤더니?





다름 아닌 숨만 겨우 붙어있는 새끼고양이들

사진 속에는 3마리만 있는데 원래는 다섯마리가 있었어요.

두마리는 죽어서 한군데 엎어져있고 세마리만 겨우 살아서 저렇게 뭉쳐있더라구요.

시어머님이 이틀전에 마당에 새끼고양이가 있더라 하시던게 기억나는데 그때는 다섯마리라고 하셨거든요.

어미가 버리고 갔는지 ㅠㅠ 두마리는 이미 죽고 세마리만 살아있었어요.

그대로 둘수는 없어 죽은 두마리는 따로 처리를 하고 세마리는 급하게 박스에 담아 집으로 데리고 올라왔어요.




두 손바닥에 올려도 다 올라 갈 만큼 작은 크기의 새끼고양이들 

이 사진은 그래도 설탕물 먹고 힘이 좀 났을때인데 처음에는 눈도 제대로 못뜨고

세마리 중 제일 작았던 막내는 탯줄도 안떨어진 상태였어요.






꼬질꼬질한 상태의 아깽이들

손바닥 젤리 크기 좀 보세요 ㅠㅠ 너무 작아서 잘못 쥐면 바스라 질 것 같은 아깽이들입니다.

일단 애기들을 살려야하니 뭐부터 먹여야할텐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일단! 아기 고양이를 구조하시면 이점을 유의해주세요.


1. 절대 사람음식을 먹이지 마세요. 

사람 우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뜻한 설탕물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먹는 음식은 주시면 안됩니다.

아기들의 장은 민감하고 사람이 먹는 음식은 소화하지 못해요.

사람아기의 분유라고 하더라도 고양이들은 먹을 수가 없으니 절!대! 사람 음식은 주지 마세요.


2. 패트병에 따뜻한 물을 받아 담요 아래에 넣어주세요.

아기 고양이들은 체온을 스스로 유지하지 못합니다. 

쿠쿠리는 9월에 발견해서 덜 추웠지만 겨울에 발견한 경우 체온이 떨어져서 죽을수도 있어요.

패트병에 따뜻한 물을 채워 담요 아래에 넣어주면 아기들이 추울때는 패트병 근처에 붙어있고

더워지면 패트병이 없는 쪽으로 알아서 이동합니다. 

따뜻하게 해주겠다고 담요 아래 전체를 전기방석 같은걸로 깔아버리면 아이들이 더워졌을 때 피할곳이 없겠죠?

과도한 따뜻함도 아기 고양이에게는 독입니다. 따뜻한곳과 몸을 식힐 수 있는 곳이 필요해요.

너무 더우면 탈수현상으로 역시나 위험합니다. 아직 스스로 물을 먹지 못하기 때문에 주의해주셔야 합니다.


3. 박스에 부드러운 담요를 깔고 어둡고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아깽이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자는 것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박스에 부드러운 담요를 깔아주시고 아깽이들을 넣어놓은 후 숨을 쉴 수 있을 정도의 틈을 남겨놓고

박스 윗 부분을 닫아주시면 아주 잘 잡니다. 조용한 방에 넣어주시면 더 좋습니다. 


4. 고양이용 초유나 분유를 구해서 2~3시간에 한번씩 급여해주세요.

고양이가 아직 눈을 못뜨고 탯줄도 떨어지지 않은 상태라면 초유를 먹이시는게 좋습니다.

쿠쿠리는 발견 당일 탯줄이 떨어졌고 눈도 떠서 바로 KMR 분유를 구입해서 먹였어요.

물3:분유1의 비율로 연하게 타서 일단 먹여봅니다. 처음에는 젖병이 익숙하지 않아서 못먹는데

조금씩 짜서도 먹여보고 입 깊숙이 젖병을 밀어넣다보면 어느순간 쭉쭉쭉 알아서 잘 짜먹어요.

분유의 종류는 많은데 개인적으로 KMR 분유를 추천해드립니다. 

설사를 할 확률이 가장 적고 아이들의 기호성도 좋더라구요. 

세마리 모두 설사한번 없이 분유 먹는 시기를 넘겼으니 안심하시고 먹이셔도 될꺼에요.

먹이는 텀은 2~3시간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밤에는 어쩔 수 없이 6시간에 한번 먹였어요.

직장을 다니시는 경우 출근직전, 퇴근직후, 자기전 이렇게 세번 주셔도 됩니다.

일단 최대한 텀을 줄여서 주시는게 바람직해요. 저는 4~5시간에 한번씩 준 것 같아요.

주말에는 짬이 나니까 2~3시간에 한번씩 먹였구요.


5. 페이퍼타올으로 식전, 식후에 배변을 유도해주세요.

새끼고양이는 약 5~6주가 되기 전까지 스스로 배변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생식기를 어미가 핥아서 배변을 유도해주는데요.

어미를 잃은 새끼 고양이를 위해 페이퍼타올을 준비해주세요. 

물티슈로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고양이의 혓바닥은 까슬까슬합니다.

손가락, 물티슈, 휴지, 페이퍼타올 중에 페이퍼타올과 그나마 가장 촉감이 비슷하죠.

약간 까슬한 페이퍼타올으로 생식기를 톡톡 두드려주면 쉬를 합니다.

식전에 한번 식후 10분 후에 한번 두번에 걸쳐서 배변을 유도해주시면 됩니다.

소변과 함께 응가도 싸는데 응가는 분유를 먹는 새끼고양이의 경우 길게는 1주일 정도까지도 변을 안쌀 수도 있습니다.

고양이가 변을 못봐서 낑낑대거나 아파하지 않는 이상 정상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6. 설사를 하거나 구토를 한다면 당장 병원에 데려갑니다.

고양이가 설사를 하거나 구토를 하는 경우 범백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길에서 데려온 고양이라면 말이죠.

범백은 치사율이 매우 높은 고양이의 질병입니다. 강아지로 치면 파보 장염쯤 되는 질병이거든요.

꼭 병원을 데려가시고 다른 고양이를 이미 키우고 계신다면 꼭!!! 반드시 격리 시키셔야 합니다. 


7. 다른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면 반드시 1주일 이상 격리시키세요.

쿠쿠리네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지만 강아지와도 1주일 이상 격리시켰어요.

길에서 데려온 아이들이라 병균이 있을지 모르고 피부염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특히나 고양이끼리는 범백같은 전염병에 옮을 수 있으니 반드시 격리시키는게 좋습니다.


8. 아깽이의 몸무게가 1KG을 넘기기 전까지는 절대 접종을 맞추지 마세요.

간혹 아기 고양이를 구조해서 병원에 데려가면 당장 접종부터 맞추자는 곳들이 있습니다.

1KG이 넘지 않는 고양이에게는 접종이 무리가 될 수 있습니다.

2주를 갓 넘긴 쿠쿠리네의 아깽이들도 병원에 데려갔을 때 기초적인 진드기 검사와 탯줄이 잘 떨어졌는지에

대한 검사, 그리고 범백키트 정도만 해볼 수 있었어요. 다른 검사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일단 밥을 잘먹고 잘 잔다면 큰 걱정없이 데리고 계시다가 몸무게가 어느정도 불어나면 병원가시는걸 추천합니다.





무튼 쿠쿠리네는 세마리의 아기 고양이를 구조해서 두마리는 입양을 보냈고

한마리는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아서 기다리다가 결국엔 쿠쿠리네 집으로 들였답니다. 


그 아이가 바로 





쨘 ~ 나비에요!! 셋중에 가장 몸집이 작았고 120그램 밖에 나가지 않았어요. 

처음 발견했을 때 탯줄도 안떨어지고 눈도 제대로 못 뜨던 아가였는데 

지금은 800그램이 넘게 나가는 캣초딩으로 성장중입니다.

앞으로 쿠쿠리 블로그를 통해서 나비의 성장이야기를 종종 소개해드릴께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