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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리의 육아 이야기/보민이 엄마의 육아일기

+4일째, 젖몸살 그 엄청난 고통 그리고 양배추

by 쿠쿠리아가씨 2016. 2. 26.


출산 4일째, 1월 14일


제왕절개의 고통은 4일째가 되니 어느정도 많이 수그러들었다. 

이제는 배의 절개 부분이 화끈화끈 하는 기분나쁜 고통만 조금 남아있다. 


어제에 이어서 아침부터 수유콜을 받고 봉봉이에게 젖을 먹이러 내려갔다.

그런데 젖이 나오질 않으니 짜증을 내고 고개를 내젓는 봉봉이 ㅠㅠ

자연분만을 하면 이쯤엔 다 젖이 나온다는데... 제왕절개를 해서 그런건지 나는 젖이 아직 나오지 않는다. 

짜봐야 겨우 한방울 나올까 말까?  

결국 1분도 채 물리지 못하고 간호사가 너무 울리면 안된다며 분유를 손에 쥐어줬다. 

분유수유를 하고 나오는데 눈물이 왈칵 나왔다. 

수유실의 다른 아기들은 엄마품에 안겨서 그래도 안나오는 젖을 빨고 있는데 

봉봉이는 내가 작게 나아줘서 엄마 젖을 빨 힘도 없나 싶은 생각에 자괴감이 들었다.

미안하기만 하고.... 내가 모유수유를 너무 쉽게 생각 한 것 같기도 하고... 

집에 돌아가면 어떻게 수유를 해야하나 싶기도하고 ㅠㅠ


그렇게 방에 올라와 한참을 고민하다가 젖이라도 잘 나와야 애가 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조리원 안에있는 마사지샵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했고 처음으로 가슴마사지를 받았다.

유즙만 한두방울 나오던 가슴에서 유즙이 줄줄 흘러나왔고 뭔가 젖이 차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새로운 지옥이 시작됐다. 

유선이 뚫리지 않은 상태에서 젖이돌아 젖몸살이왔다. 

가슴은 돌덩이처럼 단단하게 굳었고 뜨거웠고 온몸에 열이 오르고 두통이 몰려왔다.

진짜 가슴에 무거운 돌덩어리 두개를 얹어놓은 느낌이었다. 

제왕절개를 해서 돌아누울때도 괴로웠지만 가슴이 단단해지고 아려오니 돌아눕기도 힘들었다.

점심때 쯤 마사지를 받고 나서 오후, 저녁 수유콜을 받고 봉봉이에게 젖을 물리러 갔지만

그래도 어제는 물려는 시도라도 하더니 아예 젖을 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젖 가까이만 대면 도리질을 치고 울어댔다. 

간호사는 유두혼동이라고 했다. 젖병과 엄마젖 사이의 혼동이 왔다나? 


그렇게 또 분유를 먹이고 올라와 병실에 누워있는데 고통은 또 몰려왔다. 

정말 태어나서 그렇게 짜증나게 아픈 고통은 또 처음이엇다. 

수술의 아픔과는 또 다른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엇다.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인터넷을 미친듯이 검색하다보니 양배추를 가슴에 얹어주면 열이 가라앉는다는 민간요법이 있었다. 

이거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저녁부터 양배추를 가슴에 얹어놓고 밤을 지새웠다.

또 유축으로 젖을 빼줘야 좀 나아진다기에 새벽에 3시간 마다 내려가 유축도 했다. 

양쪽을 다 뽑아도 15미리가 겨우 채워졌다. 

15미리를 겨우 채운 젖병을 간호사에게 건내면서도 저거라도 우리 봉봉이가 먹어줬으면 했다.





노란빛이 도는 초유는 돈주고도 못산다 하지 않는가? 

아이에게 면역력을 높여주는 초유를 꼭 먹이고 싶엇다. 

그렇게 밤새도록 양배추와 유축에 시달렸다. 

다음날 출근해야해서 오빠마저 집에 올라가고 홀로남아 수술 후 통증보다 더 괴롭고 짜증났던 젖몸살의 밤이 그렇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