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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리의 육아 이야기/보민이 엄마의 육아일기

+6일째, 퇴원 그리고 초보 엄마의 육아 시작

by 쿠쿠리아가씨 2016. 3. 1.

출산6일째, 1월 16일



드디어 퇴원하는 날 아침이 밝았다. 

퇴원하는 날이지만 초유를 먹이겠다는 마음 하나로 새벽에 어김없이 유축하러 수유실에 내려갔다. 

그래도 이제는 유축양이 30을 넘어섰다. 겨우 15ml씩 나오던 가슴에서 30ml가 나오다니 참 신기하다. 

여전히 봉봉이는 직수를 거부했다. 어쩔 수 없이 수유시간에 내려가서 분유를 먹이고 

쭈쭈젖꼭지로 직수를 시도해봤는데 여전히 쭈쭈젖꼭지도 쓰지 않으려고 했다. 

봉봉아 대체 왜 그러는거야? ㅠㅠ

직수를 거부하는 봉봉이 때문에 당장 집에가서 유축을 해야해서 스펙트라 유축기를 구매했다. 

병원에서 사용하던 씨밀레2를 구매했는데 미리 대여를 해놓을껄 후회했다 ㅠㅠ 



  



퇴원수속을 마치고 신생아실에서 드디어 봉봉이를 데리고 나왔다. 

나는 그동안 수유하면서 봉봉이를 몇번이고 안아봤지만 오빠는 처음이었으니 신기하다고 했다.

이제 진짜 육아의 시작인데 오빠랑 나는 조그만한 봉봉이가 그냥 신기하기만 했다. 

내손으로 직접 만든 배냇저고리를 입은 봉봉이를 보는데 너무 이뻤다.





집으로 가는 차에 올라타니 그제서야 당장 집으로 돌아가 아이를 직접 돌봐야 한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봉봉이가 퇴원하던날 그때 몸무게가 겨우 2.57 여전히 너무 작고 바스라질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니 집은 너무 추웠다. 우리집이 주택이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원망스러웠다. 

혹여나 봉봉이가 감기걸릴까봐 걱정 또 걱정이다. 우풍이 너무 심했다. 올 겨울은 또 유난히도 추웠으니까.


집에서 맞닥들인 육아의 시작은 정말이지 난감하고 당황스러웠다. 

첫날인데 도와주는 이 하나없으니 모든게 다 어려웠다. 

누구도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기저귀를 가는 방법도 아이를 목욕시키는 방법도 

그래도 참 신기한것은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일들을 그냥 나도 모르게 하게 되더라는 점이다. 

아직 살이 오르지 않아 비쩍 마른 다리를 보니 안을 엄두도 만질 엄두도 나지 않았다. 

손수건에 따뜻한 물을 묻혀서 몸을 닦아주는데 

팔이 풀리니 무서워서 봉봉이가 버둥거리는데 정말이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몸은 닦아야겠고 봉봉이는 버둥거리면서 울고 아..... 이제 정말 육아의 시작이구나. 

내가 너무 육아를 쉽게 생각했구나 하는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게다가 삼칠일 전에 연락도 없이 집으로 들이닥친 시고모님 덕분에 짜증나고 

집에 온 첫날인데 나와 봉봉이만 두고 고기먹으러 시부모님과 나가버린 신랑 때문에 스트레스는 최고조.

혼자 있는 동안 봉봉이는 기저귀에서 소변이 새서 배냇저고리가 다 젖고 울고 불고 

이렇게 어린 신생아를 혼자 돌본적이 없었던 나는 멘탈붕괴에 빠졌다.

한참을 자지러지게 울어대는 봉봉이를 겨우 분유를 먹여 재워놓으니 그제서야 돌아온 신랑.

부들부들...... 아 이게 바로 독박육아의 시작인가 싶었다. 


나 잘할 수 있을까?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잘 키워낼 수 있을까? 


두렵고 또 두렵고 너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