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7일째, 1월 17일
지난 새벽 단 한숨도 자지를 못했다.
사실 난 잘때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정도로 정말 잠이 많다.
오빠가 옆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도 깨지않고 집에 누가와도 잘때는 깨지 않는 나였는데
이상하게도 봉봉이가 밤에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내도 눈이 번쩍번쩍 떠졌다.
봉봉이는 생각보다 밤에 잠을 잘 잤다.
세시간씩 잘 자줬지만 문제는 작은 소리에도 깨는 나의 예민함이었다.
아기들은 크느라 잘때도 끙끙거리며 앓는 소리를 낸다는데 그 소리에 새벽에 몇번이고 깼다.
덕분에 아침에 일어나니 정신과 몸은 모두 만신창이.....
어머님이 육아를 도와주러 집에 오셨지만 사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어머님도 남편을 키운지 벌써 30년이 넘었으니까 기억이 나지 않을법도 하다.
아이 씻기는 것도 속싸개를 싸는것도 뜻대로 잘 되지 않으시나보다.
기저귀 가는것도 봉봉이가 버둥거리니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지둥 하셨다.
결국 어머님은 오후에 집으로 가셨고 출산 후 처음맞는 일요일을 봉봉이를 돌보는 것으로 꼬박 보냈다.
주말동안 도우미 이모님 없이 신랑과 육아를 맞닥들이게 되면서 느낀점은
아이를 안고 있는 아빠의 모습도 정말 아름답다는 사실이었다.
아기하면 엄마를 먼저 떠올리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이제는 아빠의 육아 시대가 열리지 않았나?
아직 모유 직수를 하지 못하는 봉봉이를 품에안고 설레는 마음으로 처음으로 젖병을 물리는 신랑의 모습
이른 새벽 밤새 시달리다 지쳐 잠든 나를 대신해 봉봉이를 품에안고 달래다 잠든 신랑의 모습을 보는데
정말 뭉클했다. 봉봉아 아빠가 우리 봉봉이를 많이 사랑해주고 있나봐
아빠와 통화를 하다 아빠가 그런말을 했었다.
남자들은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이쁘게 보이는데 엄마같지 않다고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아이가 가끔은 귀찮기도해서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표현하지 못하고
아이를 돌봐주고 싶은 만큼 옆에 있어주지 못한다고
그렇게 변한 신랑을 보게 되더라도 너무 서운해하지 말라고.
하지만 우리 신랑 나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신랑이 봉봉이를 더 많이 안아주고 이름불러주고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엄마보다 아빠를 좋아하는 아이로 커도 좋으니까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다는 사실을
봉봉이가 꼭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해야겠지만
여보, 우리 잘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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